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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편은 아닌데

부러움과 질투, 자기연민과 비난의 향연

요즘 잠이 잘 안온다.

99퍼센트의 현대인이 겪고 있지 않을까 싶은.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굳이, 기어코 얻게 되는 "쟤는 저렇게 잘사는데, 난 왜 이렇지?" 정신상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안구건조증과 손목터널증후군을 얻는 것은 일도 아니며,

그보다 내 영혼이 이렇게 나약했던가 깨닫는 것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본능이니까 어쩔 수 없다 치고, SNS가 활성화 되기 전엔 안그랬나 생각해보면 지금과 다를 바 없었고.

그래 오케이 알겠어.

 

근데,

문제는 부러움(과 함께 따라오는 자기연민) 범위와 깊이가 날이 갈수록 깊어진다는 것이다.

왜냐면, 

사람들이 과시하는 범위가 그만큼 구체적이고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세하게 니가 잘난 점과 가진 것들을 알려준다고? 굳이?? 왜???

 

중학생 때는 저 기집애가 입고 있고 있는 리바이스 엔지니어드진 치마만 부러웠었는데,

지금은 쟤의 옷, 가방, 차, 심지어 가구, 스킨로션, 에스테틱, 머리를 어느 미용실에서 하는지까지! 지나치게!! 알게 된다.

문제는, 나도 갖고 싶어 저것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필요한

돈.

 

Flex란 단어까지 유행하며 돈자랑인지, 돈지랄인지 여튼 어른들 아시면 뒷목잡을 문화가 대세가 돼버렸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도 이미 나온지 오래 된 만큼 요즘은 돈이면 다 되나 보더라.

추잡스럽다고 해야 될까. 저급하다고 해야 될까. 

그게 다 뭐라고! 진짜 가치 있는 것들이 뭔지 몰라? 라고 당당히 외치지 못하겠다.

뭔지 안다. 진짜 소중한 것들 나도 다 안다. 심지어 나도 갖고 있고 나도 다 해봤다. 

 

근데 넋놓고 있다가 훅 들어오기는 커녕 스멀스멀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내 옆에 앉아 있는

이 '나 빼고 모두가 잘 사는 세상'에서 그렇게 자주 진짜 가치 있는 것들을 끌어 안을 시간과 체력이 없다.

 

유튜브로 랜선 집들이한 평창동 주택들과, '이제 좀 치워볼까~'하고 뒤돌아 본 나의 집은 당연히 다르지.

인정! 그래도 빨리 정신승리할 뭔가를 찾아봐야겠다.

내가 저 언니보다 잘난걸 빨리 찾거나 저 언니가 나보다 부족한 점을 빨리 찾아야 내 건강에 유리하다.

퍼뜩 떠오르지 않으니 좀 어지럽군.

그래도 오늘 인정한 것으로 마무으리. 괜찮은 시작이었다.

나의 속물스러움을 어느 정도 좀 드러내야 애정을 갖고 더 조잘댈 수 있으니.

 

 

번외로 위에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를 해본 결과,

5개. 중독 초기 증세! 야호! 완전 중독인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